제9회 포토 페스티벌: What Is Real?

The 9th Photo Festival: What Is Real?

2009_0612 ▶ 2009_0712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백승우_배준성_황 신 치엔 Hsin-Chien Huang_임선이_유현미
류 이타다니 Ryu ITADANI_류호열_히라키 사와 Hiraki SAWA_신치카 SHINCHIKA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관람료 / 어른 5,000원 / 어린이 3,000원





가나아트센터
GANAART CENTER
서울 종로구 평창동 97번지
Tel. +82.2.720.1020
www.ganaart.com






‘그리기’의 행위는 내면의 표출, 의사소통, 장식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인류 역사와 함께 해왔다. 그러나 예술의 범주에 속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려는 논란이 지속되면서 작가들은 당대의 예술 개념에 따라 다양한 시도를 하기에 이른다. 실제와 같은 3차원의 환영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찾거나 사실적인 묘사에 치중하는가 하면 서술적인 요소를 담거나 혹은 이를 완전히 배제한, 평면 그 자체만을 강조하는 방법을 고안하기도 했다. ● 사진기의 등장으로 시각 예술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는데, 사진은 실제를 있는 그대로 포착할 수 있는데다 연속촬영을 통해 움직임의 요소를 담을 수 있고, 이미지 복제, 이미지 차용, 동일 이미지의 반복을 용이하게 하여 새로운 시각 이미지들을 탄생시켰다. 또한 앵글을 잡고 셔터만 누르면 나만의 이미지를 찍을 수 있고 의도하지 않은 이미지를 얻을 수도 있으며 기계적 조작에 능숙하다면 더욱 신선한 결과물을 안겨주는 매력적인 요소도 가지고 있다. ● 이렇듯 사진은 삶의 또렷한 기록을 위한 도구이자 표현의 보조 수단으로 각각 발전해 왔으며 한편으로 사진 예술이라는 새로운 예술 장르를 개척해 나갔다. 시대와 긴밀하게 소통하는 작가들은 현상을 담아내는 사진의 기능과 현대의 시각 환경을 주도하는 사진의 역할에 주목하게 되었고, 디지털 매체의 발전은 사진과 회화, 사진과 영상, 그리고 비디오와 미디어가 혼용된 다양한 형태의 시각 이미지를 생산해 내는 기반이 되었다. 오늘날 사진은 새로운 시각 이미지를 창조하는 창작의 도구가 되었으며, 어떠한 매체와 기술을 어떤 형태로 접목했는가에 더 주목하기에 이르렀다. ● 『제9회 포토 페스티벌 What is Real?』展은, 동시대 한국, 일본, 대만의 아홉 작가들의 사진·영상 작업을 통해 오늘날 일상과 가장 가까운 예술이 된 사진·영상 예술이 진보된 기술을 통해 반영하고자 하는 현실과 작가의 독창적인 연출력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진실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자리이다. 이들이 삶 속에 내재된 실재와 허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이에 반응하는지, 진정으로 꿈꾸는 현실은 무엇인지 알아보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사진·영상 예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배준성_The Costume of Painter: Ingres Handrail hy_렌티큘러_120×80cm_2008


배준성은 「화가의 옷(The Costume of Painter)」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사진과 회화가 중첩된 새로운 시각적 이미지를 선보인다. 여인의 누드 사진 위에 옷 그림을 그려 넣은 비닐을 덮어 ‘들춰보기’를 적극적으로 유도했다면, 여러 개의 레이어를 하나로 혼합시킨 렌티큘러 작업은 ‘은밀한 들춰보기’이다. 앵그르(J.A.D. Ingres)나 다비드(J.L. David)의 명화를 차용하는 한편 촬영과 묘사라는 두 가지 재현 방식을 접목한 작업에서 관객은 개개인의 미적 취향을 나타내는 동시에 사회적 계급, 신분을 드러내는 의복을 눈으로 살짝 들추며 개인적 삶과 사회적 삶에 관해 생각하게 된다.




유현미_The Fourth Star_C 프린트_155×273cm_2008



류호열_Flughafen_디지털 프린트_100×150cm_2005


유현미류호열의 사진은 삶의 장면에서 시간을 통제하고 사람의 흔적을 지움으로써 일상을 낯설게 한다. 유현미의 사진은 사진의 본래 기능인 ‘기록’을 강조하면서 ‘이것은 사진’임을 공공연히 드러낸다. 그러나 사진이 회화를 기록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회화가 사진을 위해 존재함을 발견하게 된다. 사진 속 일상은 실제와 허구, 현실과 초현실 사이에서 멈춘 채 박제된 삶의 한 단면과 같다. 반면 첨단 테크닉은 예술을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고 믿는 류호열은 디지털 매체의 조작을 통해 무심히 흘러가는 일상을 낯선 분위기로 전복시킨다. 일상의 사물이 무중력 상태로 부유한다든지, 같은 자리를 날아 오르는 수많은 비행기의 잔상을 한 프레임 안에 담거나 오로지 빛의 변화로만 연출된 24시간의 풍경 등 일상은 현실감을 빼앗긴다.




임선이_Trifocal Sight 4_디지털 프린트_88×290cm_2008


임선이는 사물을 일상의 문맥으로부터 단절시킴으로써 자연으로부터 단절된, 현대 사회에서 익명의 개체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꿰뚫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인왕산의 지형도를 등고선에 따라 잘라 수 천장 쌓아 올리면, 산의 형상을 한 더미와 반대로 산을 도려낸 거푸집 형상의 더미가 각각 생성된다. ‘부조리한 풍경(Trifocal Sight)’ 연작은 이러한 오리기와 쌓기로 대체된 작가의 여행 기록이며, 붉은 띠로만 이어진 풍경을 따라 우리는 마치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속을 여행하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백승우_Utopia #022_디지털 프린트_124×150cm_2008


자칭 소심하고 시니컬한 공상가인 백승우는 현실 너머에 있으나 초현실은 아닌, ‘비현실적인 세계’에 주목한다. 일련의 ‘Real World’연작에서 상상과 왜곡을 통해 개인이 믿는 진실이 문맥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되는 것을 실험했다면, 북한의 이미지를 담은 「Utopia」연작은 감시 체제와 사회적 제도에 의해 통제되지 못한 틈새, 현실의 이면에 존재하는 진짜 현실에 주목한다. 그는 정해진 곳, 허락된 방향, 통제된 시야의 범위에서 촬영하고 검열을 거친, 그들이 보여 주고자 하는 ‘진실’이 담긴, 하나같이 똑같은 이미지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인위적으로 재배열함으로써 유토피아적인 환상을 더 극대화시키는 한편 이미지로만 존재하는 유토피아를 조롱한다.




히라키 사와_Hako_단채널 비디오, 스테레오_00:04:10_2006


히라키 사와의 비디오는 사적인 공간을 모형화하고 개인적인 오브제를 등장시켜 실제 현실과 상상 현실을 뒤섞어 놓는다. 프레임 안의 공간이 누구의 것인지, 어디까지가 작가의 이야기고 어디서부터 나의 이야기가 시작되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상자라는 뜻의 「하코」는 작가가 관심을 갖던 정신치료의 하나인 박스 테라피를 참조한 것으로, 시계, 보트, 잘 가꿔진 정원과 같은 친숙한 상징물들이 엮어 내는 애매모호한 이야기와 신화적인 장면들을 담고 있다.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았을 때에야 인식될 법한 내밀하고 인공적인 풍경으로 초대된 관객은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이를 경험한다.




신치카_H2Orz_DVD_00:04:52_2008 (H2OrzⓒYamaguchi Center for Arts and Media)


신치카는 2002년 히사카도 츠요시(Tsuyoshi Hisakado), 후지노 요스케(Yosuke Fujino), 후지키 린시로(Rinshiro Fujiki), 요시카와 심페이(Shimpei Yoshikawa), 카츠무라 토키(Toki Katsumura) 등 교토미술대학의 다섯 학생들에 의해 결성된 젊은 아티스트 그룹으로, 인터넷을 통해 파일과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각자의 삶과 기억 속 오브제들과 이미지 단편들을 애니메이션 필름 형식으로 편집한다. 때문에 작품은 정교한 에피소드를 담는 대신, 이들이 자란 198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일본 문화 저변에 깔린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를 그대로 드러내며 환상적이고 혼란스러운 현 세대를 반영한다.




류 이타다니_J_Wave_혼합재료_31×20×8cm_2009


동경, 런던, 토론토 등 다양한 곳에서 살며 잡지회사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담당하기도 했던 류 이타다니는 전형적인 현대 도시 이미지와 대중적인 사물 이미지를 주제로 한 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컵라면이나 생수병과 같은 현대인의 삶의 단면이자 개인적인 추억이 깃든 대상물들을 경쾌한 색채로 그린 드로잉들이 규칙적으로 반복되거나 동경의 낮과 밤 풍경이 교차하는 영상은 아름답게 미화된 표피적 삶과 그 이면의 진실을 탐구하게 한다.




황 신 치엔_Shall We Dance? Shanghai_인터렉티브 설치_2008


기계공학과 미술을 함께 공부한 황 신 치엔은 테크놀로지와 미술을 결합하여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개념의 작업을 한다. 「Shall We Dance? Shanghai」는 관객의 몸짓에 따라 화면 속의 고층 빌딩이 마치 춤을 추듯 움직이는 작업으로, 관객은 자신의 움직임이 화면에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것에 감탄하는 동시에 스스로 작품의 이미지를 창조해가고 있음을, 도시를 변화시키고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작품의 제작자가 된 관객은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성장 위주의 현대 도시 계획과 부조리한 이면, 인간의 우발적인 행동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 오늘날 사진은 삶의 면면을 기록하는 수단을 넘어 그 자체로 새로운 시각 언어가 되었다. 수많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사진은 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표현의 방식으로 시·공간의 거리가 제거된 오늘날의 소통을 주도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 가는 삶의 현장에서 함께 진화해가는 사진·영상 예술 또한 디지털 매체가 생산한 새로운 형태의 시각적 자극과 영향을 주고 받으며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갈 것이다. 카메라 렌즈가 인간이 볼 수 없는 먼 곳의 물체와 풍경을 끌어당겨 주듯, 사진·영상 예술이 ‘그리기’의 한계를 뛰어 넘는 독창적인 예술의 형태로 끊임없이 발전해가길 기대한다. ■ 이장은

Vol.090608f | 제9회 포토 페스티벌: What Is Real?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