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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촉감은 자연에서 온다
벼이삭을 어루만지는 바람, 맨살로 출렁이는 물결만큼 터치의 욕구와 치유의 효과를 자아내는 촉감은 없을 것이다. 최고의 촉감은 모름지기 자연에서 온다. 오돌토돌한 것과도, 까칠까칠한 것과도 다른 자연의 촉감을 순우리말 ‘가슬가슬’이 그럴듯하게 표현해준다. 만진다는 건 동시에 만져진다는 것과도 통하는데, 이 양면성이 만지는 나와 만져지는 대상을 나누던 경계 감각을 무장해제시킨다. 그 경계가 사라지면서 상대방의 건강한 ‘기’가 내 몸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자연의 촉감을 만진다는 건 바로 자연의 ‘기’를 만지는 것이니 이보다 좋은 웰빙 요법이 없을 것이다.

(왼쪽) 가슬가슬
작가 임선이 씨의 작품 ‘shelter-landscape’. 가시를 제거한 채 시멘트로 재창조한 선인장 작품은 ‘박제된 야생성’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허공과 바닥에 흩뿌려진 흰색 종이 잎사귀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토드 분체의 자연물 패턴 스크린을 줄기 따라 잘라내 연출한 것으로 디스퀘어 갤러리에서 판매.
(오른쪽) 포슬포슬
벤치 위에 놓인 작품은 작가 이지현 씨의 ‘책-뜯다’. 그는 교과서, 성경책, 찬송가, 백과사전, 악보, 오래된 잡지 등 ‘그들만의 역사’를 빼곡히 기록한 책을 한 땀 한 땀 해체하듯 뜯어낸다. ‘뜯음’으로써 생기는 보푸라기 같은 ‘부유하는’ 이미지는 인간의 모습을 닮았단다. 나뭇결이 촉감을 자극하는 벤치는 웰즈에서 판매.나뭇결을 그대로 살리고 구부려 만든 의자는 인엔에서 판매. 펜던트 조명등은 유앤미에서 판매.
가슬가슬, 포슬포슬 - 손끝으로 느끼는 자연의 넉넉함

(왼쪽) 스웨덴 디자이너 모니카 푀스테르의 매트
(오른쪽) 다양한 촉감의 천연 가죽
자연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그 여유로움일 것이다. 긴장감 있게 바짝 당겨서 디자인한 선이 아니라 헝클어진 듯, 늘어진 듯, 혹은 자연의 형태 그대로를 담아내어 한눈에도 자연을 느끼게 해주듯 말이다. 거기에 색감을 보태면 더 완벽한 무언가가 된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일 때 가장 아름답고 안정감 있듯이 디자이너들은 자연으로부터 가져온 재료들을 최대한 적게 가공하고 그들이 지닌 고유한 성질에 순종하려 한다. 2008년 우리에게 필요한 디자인은 바로 그런 자연의 기운이다. 넉넉한 자연의 품처럼 넉넉하게 사람을 감싸 안아줄 수 있는 디자인이어도 좋고 자연의 불규칙하고 굴곡 있는 선이 보여주는 디자인이어도 좋다. 묘하게도 이렇게 자연으로부터 온 디자인은 어떤 환경과도 잘 어울리는 재주가 있다. 회색 콘크리트 건물이건 차가운 경량 철골과 유리로 된 건물이건 간에 가슬가슬하고 포슬포슬한 사물만 하나 놓아도 공기가 바뀐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흐르는 부드러운 곡선의 의자는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그저 나뭇결이 드러나는 것 만으로도 손이 가게 된다.
벼이삭을 어루만지는 바람, 맨살로 출렁이는 물결만큼 터치의 욕구와 치유의 효과를 자아내는 촉감은 없을 것이다. 최고의 촉감은 모름지기 자연에서 온다. 오돌토돌한 것과도, 까칠까칠한 것과도 다른 자연의 촉감을 순우리말 ‘가슬가슬’이 그럴듯하게 표현해준다. 만진다는 건 동시에 만져진다는 것과도 통하는데, 이 양면성이 만지는 나와 만져지는 대상을 나누던 경계 감각을 무장해제시킨다. 그 경계가 사라지면서 상대방의 건강한 ‘기’가 내 몸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자연의 촉감을 만진다는 건 바로 자연의 ‘기’를 만지는 것이니 이보다 좋은 웰빙 요법이 없을 것이다.
(왼쪽) 가슬가슬
작가 임선이 씨의 작품 ‘shelter-landscape’. 가시를 제거한 채 시멘트로 재창조한 선인장 작품은 ‘박제된 야생성’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허공과 바닥에 흩뿌려진 흰색 종이 잎사귀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토드 분체의 자연물 패턴 스크린을 줄기 따라 잘라내 연출한 것으로 디스퀘어 갤러리에서 판매.
(오른쪽) 포슬포슬
벤치 위에 놓인 작품은 작가 이지현 씨의 ‘책-뜯다’. 그는 교과서, 성경책, 찬송가, 백과사전, 악보, 오래된 잡지 등 ‘그들만의 역사’를 빼곡히 기록한 책을 한 땀 한 땀 해체하듯 뜯어낸다. ‘뜯음’으로써 생기는 보푸라기 같은 ‘부유하는’ 이미지는 인간의 모습을 닮았단다. 나뭇결이 촉감을 자극하는 벤치는 웰즈에서 판매.나뭇결을 그대로 살리고 구부려 만든 의자는 인엔에서 판매. 펜던트 조명등은 유앤미에서 판매.
가슬가슬, 포슬포슬 - 손끝으로 느끼는 자연의 넉넉함
(왼쪽) 스웨덴 디자이너 모니카 푀스테르의 매트
(오른쪽) 다양한 촉감의 천연 가죽
자연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그 여유로움일 것이다. 긴장감 있게 바짝 당겨서 디자인한 선이 아니라 헝클어진 듯, 늘어진 듯, 혹은 자연의 형태 그대로를 담아내어 한눈에도 자연을 느끼게 해주듯 말이다. 거기에 색감을 보태면 더 완벽한 무언가가 된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일 때 가장 아름답고 안정감 있듯이 디자이너들은 자연으로부터 가져온 재료들을 최대한 적게 가공하고 그들이 지닌 고유한 성질에 순종하려 한다. 2008년 우리에게 필요한 디자인은 바로 그런 자연의 기운이다. 넉넉한 자연의 품처럼 넉넉하게 사람을 감싸 안아줄 수 있는 디자인이어도 좋고 자연의 불규칙하고 굴곡 있는 선이 보여주는 디자인이어도 좋다. 묘하게도 이렇게 자연으로부터 온 디자인은 어떤 환경과도 잘 어울리는 재주가 있다. 회색 콘크리트 건물이건 차가운 경량 철골과 유리로 된 건물이건 간에 가슬가슬하고 포슬포슬한 사물만 하나 놓아도 공기가 바뀐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흐르는 부드러운 곡선의 의자는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그저 나뭇결이 드러나는 것 만으로도 손이 가게 된다.
![]() 1 MGX의 식물을 형상화 한 조명 2 작가 이지현 씨의 ‘찬송가-뜯다’ 3 피트 헤인 에이크의 나무 의자 4 아스테리아의 조개 껍질 볼 5 비트라의 코르크 스툴 6 도나홈의 털의 질감이 있는 전등갓 2008년 우리가 이야기하는 자연으로부터의 디자인은 이전보다는 좀 더 세부적인 것에 초점을 맞춰 그 사물이 우리의 피부와 접촉했을 때의 느낌을 가리키게 된다. 네덜란드에 피트 헤인 에이크Piet Hein Eek(www.pietheineek.nl)란 디자이너가 있다. 넝마처럼 보이는 자투리 판재들을 모아 짜깁기를 해서 테이블과 의자를 만드는 사람이다. 그의 작품에서는 강한 나무 향이 날 것 같다. 가슬가슬한 테이블은 군데군데 색이 벗겨져 살짝 스크래치가 나도 별로 상관없을 것 같아 사용자를 무장해제시킨다. 자연의 또 다른 매력은 굳이 모양을 만들려 애쓰지 않아도 이미 그 안에 답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비와 바람에 의해 오랜 시간 동안 다듬고 또 다듬어진 것이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은 자연의 형태를 모방하는 과정에서 아름다움을 배우게 된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토드 분체Tord Boontje는 식물 모티프를 그대로 자신의 디자인으로 끌어온다. 식물의 그림자를 엮듯이 패턴을 만들고 벽과 바닥을 장식한다. 그 위로는 덩굴처럼 우거진 천 조각이 흩어져 내려오기도 한다. 잔디처럼 보드랍게 돌기가 올라 폭신한 잔디를 딛고 선 것 같은 느낌의 카펫도 있다. 여기, 가슬가슬하고 포슬포슬한 자연의 촉감이 그리운 현대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디자인을 소개한다. 1 예로엔 베르호벤의 ‘신데렐라’ 테이블 2 피트 헤인 에이크의 수납장 3 돌체&가바나 S/S 컬렉션 4 프론트의 톱으로 깎은 의자 5 피트 헤인 에이크의 암체어 6 사이잘삼으로 만든 카펫 7 모마의 나무로 매끄럽게 만든 가방 8 플레이샘의 장난감 자동차 촉감, 몸을 통해 마음을 치유한다 뇌가 한창 성장하는 유아기에 터치 케어 방법을 응용해 키운 아이는 사회성, 인지 능력과 적응 능력이 높아졌다는 보고가 나왔다. 이에 반해 뇌 형성 기간에 만져주거나 어르는 것과 같은 촉감의 자극이 결핍되면 외상 후 장애를 일으키게 되고 애정을 지배하는 신경 조직의 발육이 불완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촉감은 가장 기본적이고 정서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인간은 꼭 안길 때 자신이 세계로부터 꼭 필요한 존재라는 걸 확인하게 된다. 또 하나, 촉감은 본능을 일깨우기도, 잠자고 있던 영감을 깨우기도 한다. 왕가위의 영화 <에로스>에 나오는 대사 “여자 몸도 모르면서 어떻게 여자 옷을 만들겠어? 앞으로 이 감촉이 영감이 되어줄 거야”처럼 촉감이 당신의 영감이 되어줄 것이다. 보들보들, 말랑말랑, 매끈매끈, 만질만질, 가슬가슬, 포슬포슬, 도돌도돌 스티로폼을 열선으로 깎아 만든 소파는 디자이너 이광호 씨의 작품. 스펀지를 압축해 구깃구깃한 촉감까지 살려낸 암체어는 웰즈에서 판매. 암체어 옆의 투명 스툴은 제인인터내셔날에서 판매. 그 위의 나뭇가지 모양 스탠드는 도나홈에서 판매. 바닥의 에나멜 쿠션은 디스퀘어 갤러리에서 판매. 메탈 소재의 납작한 조명등은 웰즈에서 판매. 테이블은 MDF를 원형으로 재단해 제작한 후 술을 달아 장식한 것. 테이블 위 나무 트레이는 에이후스에서 판매. 나무 스툴은 유앤미에서 판매. 스툴 위의 은색 화기는 태홈에서 판매. |
기자/에디터 : 최혜경·김명연 / 사진 : 노병연 디자인 이선정 스타일링 홍희수(디자인 서다) 제품 협조 노먼코펜하겐(02-586-0762), 도나홈(02-541-6095), 디스퀘어 갤러리02-3443-8344), 모마(1588-0360), 세컨호텔(02-542-2229), 아르마니 까사(02-540-3094) 외 |

